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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9. 예상치 못한 손님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9. 예상치 못한 손님 오전에 돌아다닌 일이 몸에 너무 무리였던지 오후가 되자 나는 지쳐 쓰러졌다. 윤하가 음악회에 간 후, 나는 소파에 엎드려 한두 시간만이라도 자보려고 노력했다.하지만 허사 였다. 그날 격은 일로 정신이 너무 혼란스러웠고 괴상한 공상과 추측이 내 머리를 비집고 들어왔다. 게다가 눈을 감을 때마다 내 앞에 뒤틀리고 섬뜩한 표정을 한 죽은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 전쟁터에서 물론 많은 죽은이의 얼굴을 보곤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놀란 얼굴 아니면 고통에 일그린 얼굴이였다. 연민이 드는 얼굴들... 하지만 이녹 박의 얼굴은 달랐다. 증오, 사악한 증오. 그 얼굴이 너무도 사악해서 이 세상에서 그를 사라지게 해준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 더보기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7. 사건의 정리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7. 사건의 정리 "이봐...." "... 평소랑은 달리 차가운 어조로 반말을 툭 뱉는 걸 보니까 뭔가 기분 나쁜가 보다?" 내 물음에 윤하는 잠깐 시간을 둔후 오히려 내게 되물었다. "언제 얘기해주려 했어?" "뭘?" "김유빈이랑 고등학교 동창이라며? 근데 왜 아까 내가 김유빈 얘기할땐 모른다고 했냐? 왜 거짓말 했어?" "넌 내게 그여자 작품 본게 있냐고 물어봤고 난 보지 않았다고 대답했어." 뭐라도 할 여지도 없게 대답해 기가 차게 만드는 윤하의 재주.... 가끔은 그녀에게 정말로 친구라는 게 있을까 궁금하다. 어쩌면 그녀의 맘속에는 친구라 불리울 사람은 그저 친분을 가장한 장기판의 말로 밖에 존재하지 않을수도 있겠다. "그럼 김유빈이랑 친하긴 한가 보지?" "그여자.. 더보기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6. 첫 미스테리-2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6. 첫 미스테리-2 마지막으로 윤하는 구경꾼 몇명에게 질문 몇개를 하고는 나에게 돌아왔다. "자, 이제 현장으로 가자." 현관앞에는 긴 생머리의 여인이 서있었다. 아침에 언뜻 봤던 박규리라는 형사였다. 손에 공책을 들고 있던 그녀는 우리를 보더니 뛰어와서는 윤하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 규리의 뒤로 희끗한 머리에 키가 크고 얼굴이 희멀건 사람이 나타났다. 고개를 끄떡이며 윤하를 반기는 듯 했으나, 표정으로 보아 윤하가 달갑지 않은듯 했다. "윤하씨가 온다고 해서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보존해 놨습니다." "그럼 저건 뭡니까!" 윤하가 진입로를 가리키며 대꾸했다. "꼭 들소떼가 지나간 것 같군요. 하지만 이런 꼴이 되기전에 알아둘 건 다 .. 더보기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5. 첫 미스테리-1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5. 첫 미스테리-1 "차타고 가자. 좀 멀어." 하숙집에서 좀 떨어진 차고에 도착한후 윤하는 커버가 씌어진 자동차에 시트를 벗기고 윤하의 차를 본 나는 입이 다물수 없었다. 그야말로 내 생애에서 잊혀질수 없는 광경이라고 할수밖에 없었다. 과연 대한민국에서 벤틀리 컨티넨털 GT를 모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아마 다섯 손가락안에는 들거라고 본다. 그나마 내가 이 차의 이름을 아는 오직 단하나의 이유는 5성 장군이 모는 것을 한번 봤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내가 타볼 기회가 올줄이야..... "이..... 이....... 이차......" "음? 아! 이거? 너무 신경쓰진 마. 그냥 차야." "ㅇ...으어..... 어.." "뭐해? 안타?" "아? 응!" 차안에 타서도 .. 더보기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4. 추리의 과학-2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4. 추리의 과학-2 전에도 언급했듯이 윤하의 피아노 연주는 정말로 놀라울 정도였다. 만약 지금 하는 일만 아니였다면 아마 전문 피아니스트가 됐을듯 하다. 물론 지금 하는 일이 도대체 무었인지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정말 무언가 알만한 음악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저 눈을 감고 아무 생각없이 맘이 가는데로 손가락을 놀려서 즉흥 연주를 하고는 했다. 어떤때는 슬프고 우울한 곡을, 또 어떤때는 밝고 경쾌한 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그리고선 항상 마치 몇시간을 참아주었다는 것을 보상하듯이 내가 좋아하는 곡으로 선정해서 마무리를 맺곤 했다. 그날아침 윤하는 몇시간의 연주 끝에 쇼팽의 곡을 연주해주고 있는 찰나에 하숙집 주인 아주머니가 손님이 왔다고 알려주었다. 얼마 지나.. 더보기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3. 추리의 과학-1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3. 추리의 과학-1 다음날 아침 나는 약속한 시간에 그녀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윤하씨!" "이봐, 김성희~ 어제 말 놓기로 했잖아! 불편하게 이러기야? 함께 살려면 볼꼴 못볼꼴 다 봐야 할텐데 최대한 빨리 친해져야지!" "아, 미...미안." "괜찮아, 지금부터 서로 알아가면 되지. 가자!" "아, 으...응" 그렇게 한명만 편하고 한명은 어색한 그림을 그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저기.... 근데 키가 몇이에요...?" "시끄러..." 마침내 배꽃길 221번지 B동에 도착했을때는 놀랍게도 서로 많이 편해진 상태에서 웃으며 대화도 나눌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방을 둘러보니 편안해 보이는 침대 두개와 밝은 느낌의 장식에 커다란 창문 두개가 방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모든.. 더보기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2. 고윤하-2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2. 고윤하-2 연구실은 끝없는 유리의 향연이였다. 넓은 탁상위에는 갖가지 유리 비커들이 번센버너들의 푸르스름한 불빛을 굴절시키면서 희한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었다. 실험실에는 오직 한명의 학생만이 자신의 탁상위에 실험에 몰두를 하고 있어 아마도 이 여자 아이가 고윤하인가 싶었다. 마침 부츠를 신고있던 터라 내 발자국 소리는 어떤 누구라도 들을수 있을만큼 컸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우리를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가 괴짜인듯 말했던 한준이의 말이 생각나 혹시나 실험을 방해해서 기분을 나빠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됬지만 이외로 그녀는 밝은 표정으로 우리를 반겼다. 하지만 그녀의 다음 문장에 난 왜 그녀가 그토록 기뻐하는지 알수 있었다. "찾았어! 찾아냈다고!" 그녀가 자신의 손에 있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