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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8. 이준하의 증언.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8. 이준하의 증언. 핸드폰으로 공연시간을 한참 들여다 보더니 윤하는 다른 공연으로 검색을 바꾸었다. 외국인 바이올리니스트의 공연이였다. 굳었던 그녀의 얼굴은 결정했다는 듯이 편안해지곤 핸드폰을 닫았다. "서두르자 오늘 저녁에 노먼 네루다가 하는 연주를 들으러 음악회에 가야하거든." 차가 황량한 거리와 샛길을 이리저리 빠져나가고 있었다. 우중충한 벽돌집이 늘어서 있는 곳 사이에 난 좁은 골목길에 도착해서 윤하는 차를 세우고 말로는 무심한 척했지만 자신의 차를 아끼는듯 조심스럽게 차위에 커버를 씌었다. 우리는 아이들이 몰려있는 사이를 지나 빨래를 널려있는 집을 거치며 제기동 46번지에 도착했다. 집의 작은 나무 문패에 이준하라고 이름이 씌여 있는걸 보고 혼자 조용히 물었다... 더보기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7. 사건의 정리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7. 사건의 정리 "이봐...." "... 평소랑은 달리 차가운 어조로 반말을 툭 뱉는 걸 보니까 뭔가 기분 나쁜가 보다?" 내 물음에 윤하는 잠깐 시간을 둔후 오히려 내게 되물었다. "언제 얘기해주려 했어?" "뭘?" "김유빈이랑 고등학교 동창이라며? 근데 왜 아까 내가 김유빈 얘기할땐 모른다고 했냐? 왜 거짓말 했어?" "넌 내게 그여자 작품 본게 있냐고 물어봤고 난 보지 않았다고 대답했어." 뭐라도 할 여지도 없게 대답해 기가 차게 만드는 윤하의 재주.... 가끔은 그녀에게 정말로 친구라는 게 있을까 궁금하다. 어쩌면 그녀의 맘속에는 친구라 불리울 사람은 그저 친분을 가장한 장기판의 말로 밖에 존재하지 않을수도 있겠다. "그럼 김유빈이랑 친하긴 한가 보지?" "그여자.. 더보기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6. 첫 미스테리-2 20세기 탐정, 21세기 소녀 06. 첫 미스테리-2 마지막으로 윤하는 구경꾼 몇명에게 질문 몇개를 하고는 나에게 돌아왔다. "자, 이제 현장으로 가자." 현관앞에는 긴 생머리의 여인이 서있었다. 아침에 언뜻 봤던 박규리라는 형사였다. 손에 공책을 들고 있던 그녀는 우리를 보더니 뛰어와서는 윤하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 규리의 뒤로 희끗한 머리에 키가 크고 얼굴이 희멀건 사람이 나타났다. 고개를 끄떡이며 윤하를 반기는 듯 했으나, 표정으로 보아 윤하가 달갑지 않은듯 했다. "윤하씨가 온다고 해서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보존해 놨습니다." "그럼 저건 뭡니까!" 윤하가 진입로를 가리키며 대꾸했다. "꼭 들소떼가 지나간 것 같군요. 하지만 이런 꼴이 되기전에 알아둘 건 다 .. 더보기